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동해안 대게는 어획 자체가 법으로 금지됩니다. 산란기 보호를 위한 매년 동일한 정책. 즉, 이 시기 시장에 '활대게'라고 나오는 건 거의 없습니다. 있다면 작년 잡아 냉동해둔 것이거나 정식 통관된 수입산.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는 이 시기에 대게를 권하지 않습니다. 작년 냉동분은 살이 빠지고 단맛이 약해진 상태이고, 수입 활대게는 운임 때문에 단가가 비쌉니다. 차라리 이 시기에 가장 좋은 활어를 드시는 게 맞습니다.

6~9월에 우리 매장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5가지: (1) 활전복 · 6~8월이 산란 직전 가장 살이 통통한 시기. (2) 자연산 광어회 · 동해 수온 안정. (3) 활문어 · 봄 산란 직후 회복기, 부드러움 최고. (4) 활낙지 · 여름 보양. (5) 해물탕 · 위 4가지 + 새우·홍합 한 번에.
택배는 6~9월에는 활어 모듬 박스로 나갑니다. 카톡으로 '여름 모듬 견적' 부탁드리면 그날 시장에서 가장 좋은 것들로 4~5종 구성해서 보내드립니다. 대게 시즌이 다시 열리는 10월 1일까지는 이 라인업으로 운영합니다.

금어기가 있는 까닭
금어기가 있는 이유를 조금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대게는 겨울에서 봄 사이에 짝짓기를 하고 암컷이 알을 품습니다. 여름에 잡으면 어미와 알이 함께 사라집니다. 수산자원관리법이 매년 같은 기간을 막아두는 건 다음 시즌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이 시기 활대게의 정체
이 시기 시장에 나오는 활대게가 어디서 오는지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지난 시즌에 잡아 얼려둔 것, 그리고 정식 통관을 거친 수입산입니다. 둘 다 불법이 아니고 못 드실 것도 아닙니다. 다만 5월에 드시는 것과 같은 물건은 아닙니다.

냉동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빠집니다. 해동하면 그 물이 빠져나가면서 단맛도 같이 나갑니다. 잘 관리된 냉동이라면 차이가 크지 않지만, 몇 달 지난 것은 티가 납니다. 저희가 이 시기에 대게를 권하지 않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수입 활대게는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상태로 들여오려면 항공을 써야 하고, 여름철 항공 운임과 보냉 비용이 겹치면 단가가 크게 올라갑니다. 같은 돈이면 이 시기 제철 활어가 훨씬 낫습니다.

여름에 좋은 다섯 가지
전복을 첫 번째로 꼽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시기가 산란을 앞둔 구간이라 살이 가장 통통합니다. 껍데기 대비 먹는 부위의 비율이 연중 가장 높은 때이기도 합니다. 회로 드셔도 좋고 버터에 구우시면 아이들도 잘 먹습니다.

광어는 수온이 안정되는 시기에 육질이 단단해집니다. 겨울 광어가 기름지다면 이 시기 광어는 씹는 맛이 좋습니다.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를 물으시는 분이 많은데, 회로 드실 때는 그날 상태가 어종 구분보다 더 큽니다.
문어는 봄에 산란을 마치고 회복하는 시기라 살이 부드럽습니다. 삶는 시간만 지키시면 실패하기 어려운 재료입니다. 너무 오래 삶으면 질겨지므로 큰 것도 삼십 분을 넘기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낙지는 여름 보양으로 오래 먹어온 재료입니다. 연포탕으로 하시면 국물이 시원하고, 볶으시면 밥반찬이 됩니다. 손질이 번거로우신 분들이 많은데 매장에서 손질해 보내드립니다.
해물탕은 위 재료를 한 번에 쓰는 방식입니다. 여러 종류를 조금씩 드셔보고 싶으신 분께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국물이 재료에서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따로 육수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택배 구성은 계절에 맞춰 바뀝니다. 여름에는 활어 모듬으로 나갑니다. 그날 시장 상태를 보고 네다섯 종을 잡는데, 미리 정해두지 않습니다. 좋은 게 있으면 그걸 넣고, 없으면 다른 걸로 채웁니다.
여름 배송의 조건

여름 배송은 겨울보다 조건이 나쁩니다. 외부 기온이 높으니 같은 포장으로는 부족합니다. 보냉재를 늘리고 출고 시간을 앞당깁니다. 그래도 한계가 있어서 도서산간 일부 지역은 활어 배송을 권하지 않습니다.
받으시는 쪽에서 하실 일도 있습니다. 도착 당일에 조리하실 수 있는 날로 잡으시는 겁니다. 여름 활어는 하루를 넘기면 확실히 떨어집니다. 냉장에 넣어두셔도 겨울만큼 버티지 못합니다.
매장 구성이 달라진다
이 시기에 매장에 오시면 수조 구성이 다릅니다. 대게 자리가 비어 있고 다른 종들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처음 오신 분들이 대게가 없느냐고 물으시는데, 없는 게 정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가끔 냉동 대게를 찾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취급하지 않습니다. 판매하면 팔리기는 하겠지만, 그걸 드시고 저희 대게가 이런 거구나 하고 판단하시면 손해가 큽니다. 10월에 다시 오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여름 넉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시기가 오히려 정비 기간입니다. 수조를 손보고, 포장을 개선하고, 다음 시즌 준비를 합니다. 쉬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는 시기입니다.
다섯 가지 말고 하나를 더 얹자면 활킹크랩입니다. 킹크랩은 금어기가 없어서 연중 들어옵니다. 그래서 여름 수조의 실질적인 중심은 킹크랩 쪽으로 옮겨갑니다. 대게를 기대하고 오셨다가 킹크랩으로 바꾸시는 분이 이 시기에 가장 많습니다.
킹크랩도 종류가 갈립니다. 등껍질 돌기가 굵고 여섯 개면 레드, 네 개에 푸른빛이 돌면 블루, 잔가시가 빽빽하고 갈색이면 골든입니다. 맛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고 다리 굵기와 살 결이 조금씩 다릅니다. 여름에는 그날 들어온 것 중에 상태로 고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가리비와 소라, 멍게도 이 시기에 좋습니다. 가리비는 구우면 실패가 없어서 아이들이 있는 상에 잘 맞습니다. 소라는 삶아서 썰어내면 술안주로 나가고, 멍게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름에만 찾으십니다.
여름 수조 관리는 겨울과 난이도가 다릅니다. 수온이 조금만 올라도 활어가 지칩니다. 냉각기를 계속 돌려야 하고 물갈이 주기도 짧아집니다. 겨울에 사흘이면 여름에는 이틀입니다. 손이 두 배로 갑니다.
여름에는 손님 구성도 달라집니다. 근처에 해수욕장이 있어서 여행 오셨다가 들르시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대게를 목적으로 오신 게 아니라 지나가다 오신 경우가 많아서, 지금 뭐가 좋은지부터 설명드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메뉴판 옆에 계절 안내를 따로 붙여두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지금 무엇이 좋은지 적어두면 고르시기가 쉽고, 없는 걸 찾으시다가 실망하시는 일도 줄어듭니다. 여름에는 이 안내판을 가장 자주 고쳐 씁니다.
10월에 시즌이 다시 열릴 때 첫 물량은 성격이 다릅니다. 넉 달을 쉰 바다라 개체 수는 많습니다. 다만 살은 아직 덜 찼습니다. 진짜 좋아지는 건 12월부터고, 정점은 이듬해 4월입니다. 10월 물량을 드셔보고 대게가 이런 거구나 판단하시면 곤란합니다.
금어기 근거를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셔서 적어둡니다. 수산자원관리법과 그 시행령이 어종별 포획 금지 기간을 정하고 있고, 대게는 이 규정에 따라 매년 같은 기간이 막힙니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름에 예약을 받아두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10월 첫 물량이나 12월 물량을 미리 잡아달라는 요청입니다. 날짜를 확정해드리지는 못합니다. 그날 바다가 어떨지 지금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시즌이 열리면 순서대로 연락드립니다.
여름 활어는 배송 조건이 까다로워서 지역을 가립니다. 가까운 곳은 문제가 없는데 이동 시간이 긴 지역은 권하지 않습니다. 보내놓고 상태가 나쁘면 서로 손해라 처음부터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회로 드실 것과 익혀 드실 것을 나눠 잡으시면 실패가 줄어듭니다. 여름에는 회 쪽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경우 구이나 탕으로 가시면 됩니다. 같은 재료라도 조리를 바꾸면 계절 부담이 달라집니다.
이 시기에 매장에 오시면 대게 이야기를 거의 안 하게 됩니다. 없는 걸 설명드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날 수조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오히려 이 계절에 새로운 걸 드셔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여름 활어는 손질 시점이 중요합니다. 미리 손질해두면 시간이 갈수록 물이 빠집니다. 드시기 직전에 손질하는 게 맞습니다. 매장에서 드실 때는 주문받고 나서 손질을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냉동 대게를 안 파는 이유를 다시 말씀드리면, 팔면 팔립니다. 여름에 대게를 찾으시는 분이 분명히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걸 드시고 대게 맛을 판단하시면 그게 더 큰 손해라고 봅니다.
10월이 되면 수조 배치를 원래대로 되돌립니다. 그 작업을 하는 날이 시즌이 시작된다는 신호입니다. 매년 그날이 제일 바쁘고, 제일 기다려집니다.
여름에 오시는 분들 중에 대게 대신 드셔보고 단골이 되신 분들이 꽤 있습니다. 원래는 대게를 찾아 오셨다가 다른 걸 드시고 그게 더 맞으셨던 경우입니다. 이래서 없는 계절이 꼭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여름 라인업을 미리 물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날 무엇이 들어와 있는지에 따라 추천이 달라집니다. 오시기 전에 한 줄 물어보시면 헛걸음이 줄어듭니다.
여름에 회를 드실 때는 시간을 지키셔야 합니다. 썰어놓고 오래 두시면 표면이 마릅니다. 나온 순서대로 드시는 게 가장 낫고, 남기실 것 같으면 처음부터 양을 줄이시는 편이 좋습니다.
탕 종류는 여름에도 잘 나갑니다. 더운 날 뜨거운 걸 드시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게 더 편하다는 분이 많습니다. 재료를 여러 종류 조금씩 드셔보실 수 있다는 점도 이유입니다.
여름 넉 달을 대게 없이 보내는 게 처음에는 걱정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계절에 오시는 분들이 따로 계셔서 그 걱정이 줄었습니다. 계절마다 찾는 게 다를 뿐이라는 걸 몇 해 지나서 알았습니다.
10월이 오면 다시 대게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때까지는 이 계절에 맞는 것으로 안내드립니다. 없는 걸 억지로 만들어 파는 것보다 이 편이 맞다고 봅니다.
여름에 오셨다가 실망하고 가시는 분이 없도록 미리 적어둡니다. 대게를 기대하고 오시면 없고, 대신 이 계절에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알고 오시면 실망할 일이 없습니다. 모르고 오셨다가 헛걸음하시는 게 제일 아깝습니다. 오시기 전에 한 줄만 물어보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여름에는 대게를 권하지 않고, 대신 이 시기에 가장 좋은 활어로 안내드립니다. 대게 시즌은 10월에 다시 열립니다. 그때까지는 이 라인업으로 운영하고, 시즌이 열리면 카톡으로 알려드립니다. 기다리시는 분들께는 순서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넉 달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그사이에도 매장은 열려 있습니다. 다른 좋은 것들이 들어옵니다. 그 계절에 맞는 것으로 안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