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자정을 기점으로 동해안 대게 어획이 공식 금지됩니다.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산란 보호를 위한 매년 동일한 금어기입니다. 즉, 5월 마지막 한 주가 올해 마지막 활대게입니다.
이 시기 수율 좋은 대게가 가장 많이 나오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산란 직전 영양을 최대로 비축한 개체가 그물에 잡히기 때문입니다. 작년 5월 마지막 주에 들어온 수율 좋은 대게는 마리당 평균 1.3kg, 가식부 비율이 평소 대비 +18%였습니다.

단가는 평소 시세의 1.3~1.5배. 그러나 같은 1kg에 들어있는 살의 양으로 환산하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습니다. 한 번 드셔보신 단골 분들이 매년 5월 마지막 주에 일제히 예약을 넣으시는 이유입니다.
올해 5/25~31 사이 수율 좋은 대게 입고 예상 수량은 약 80~120kg. 어획량이 적어 입고 즉시 카톡 채널로 알림을 드리고, 알림 받으신 순서대로 빠르게 마감됩니다. 채널 추가만 해두시면 수율 좋은 대게 입고 시 사장이 직접 메시지 드립니다.

금어기가 6월 1일인 이유
금어기가 왜 6월 1일부터인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대게는 겨울에서 봄 사이 짝짓기를 하고, 암컷이 배에 알을 품은 채로 여름을 납니다. 이때 잡으면 어미 한 마리와 알 수만 개가 같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수산자원관리법이 매년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동해안 대게 포획을 금지합니다. 지역에 따라 세부 규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동해안 기준은 4개월입니다.

이 제도가 25년째 지켜지는 걸 현장에서 보면 체감이 다릅니다. 금어기가 끝나고 10월에 처음 물량이 들어올 때, 4개월 쉰 바다는 확실히 다릅니다. 개체 수도 늘어 있고 크기도 회복돼 있습니다. 규제가 아니라 다음 시즌을 위한 저축에 가깝습니다.
산란 직전이 왜 다른가

5월 마지막 주 물량이 특별한 이유를 조금 더 풀어보겠습니다. 대게는 산란을 앞두고 체내에 영양을 최대치로 끌어올립니다. 사람으로 치면 장거리 달리기 직전에 탄수화물을 채워두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상태에서 잡힌 개체는 같은 무게라도 껍질 대비 살의 비중이 높습니다. 반대로 산란을 마친 개체는 속이 비어 손에 들면 가볍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무게를 재기 전에 손으로 먼저 압니다. 같은 1kg이라도 밀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들었을 때 묵직하게 아래로 처지는 느낌이 있으면 속이 찬 겁니다. 반대로 크기에 비해 가볍다 싶으면 껍질값을 내는 셈입니다. 이건 저울로는 안 나오고 손으로만 나옵니다.

단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단가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 공평합니다. 평소 시세의 1.3~1.5배는 분명 부담스러운 숫자입니다. 다만 계산의 기준을 바꿔보시면 다르게 보입니다. 껍질을 뺀 실제 먹는 양으로 나누면 격차가 줄어듭니다. 그래도 여전히 비싸다고 느끼시면 그게 맞는 판단입니다. 모든 손님께 이 등급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저는 처음 오신 분께는 이 등급을 잘 권하지 않습니다. 기준점이 없는 상태에서 가장 좋은 걸 먼저 드시면, 그다음에 드시는 게 전부 아쉬워집니다. 일반 등급으로 한 번 드셔보시고 차이를 궁금해하실 때 권해드리는 편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5월 말 물량은 오래 두고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날 들어온 양이 그날 나갑니다. 남겨서 다음 날 파는 방식으로는 이 등급의 컨디션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입고와 동시에 연락을 드리고, 연락받으신 순서대로 배정합니다. 광고를 따로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어기 동안 대게를 꼭 드시고 싶은 분들께는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6월부터 9월까지 시중에 나오는 활대게는 작년에 잡아 얼려둔 것이거나 정식 통관된 수입산입니다. 둘 다 못 드실 물건은 아니지만, 5월에 드시는 것과 같지는 않습니다. 그 차이를 모르고 사시는 것보다 알고 선택하시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냉동 보관과 해동

냉동 보관을 문의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방법은 있습니다. 받으신 당일 쪄서 살을 발라내고, 한 끼 분량씩 나눠 밀봉해 영하 18도에 두시면 한 달까지는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산 채로 얼리시면 안 됩니다. 세포가 깨지면서 해동할 때 물과 함께 단맛이 빠져나갑니다. 반드시 익힌 뒤에 얼리셔야 합니다.
해동은 급하게 하지 마시고 냉장실에서 여덟 시간 이상 두시는 게 좋습니다. 전자레인지나 뜨거운 물은 겉만 익고 속은 찬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녹이시면 갓 쪄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5월 마지막 주가 지나면 저희 매장 구성도 바뀝니다. 6월부터는 활킹크랩과 계절 활어 위주로 운영합니다. 대게 시즌은 10월 1일에 다시 열립니다. 그때가 되면 4개월 쉰 바다에서 올라온 첫 물량을 다시 보시게 됩니다.
정리하면 5월 마지막 한 주는 올해 마지막 기회이고, 이 시기 물량은 산란 직전이라 속이 가장 찬 상태입니다. 단가는 평소보다 높지만 먹는 양 기준으로 보면 격차가 줄어듭니다. 처음이시면 일반 등급부터, 차이가 궁금하시면 이 등급으로. 어느 쪽이든 카톡으로 물어보시면 그날 상태를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손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 하나가 '왜 미리 예약을 못 받느냐'입니다. 받고 싶어도 못 받습니다. 그날 아침에 어떤 물건이 올라올지는 그날 아침에야 압니다. 일주일 전에 예약을 받아두면 물건이 안 나온 날 약속을 못 지킵니다. 못 지킬 약속을 미리 하는 것보다, 나온 날 바로 연락드리는 쪽이 정직하다고 봅니다.
포장은 시즌 끝물일수록 더 신경 씁니다. 5월 하순은 낮 기온이 이미 20도를 넘습니다. 겨울과 같은 방식으로 보내면 도착 온도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는 보냉팩 수를 늘리고 출고 시간을 앞당깁니다. 오전에 출발한 박스와 오후에 출발한 박스는 도착 시 상태가 다릅니다.
받으시는 쪽에서 하실 일도 하나 있습니다. 도착 예정일에 집을 비우지 않으시는 겁니다. 문 앞에 몇 시간 놓여 있으면 그동안 쌓아 올린 게 무너집니다. 부재가 예상되시면 미리 말씀해 주시면 도착일을 조정합니다. 이건 택배사가 아니라 저희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조리는 단순할수록 낫습니다. 이 시기 물건은 그냥 쪄서 아무것도 안 찍고 드시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양념을 얹으면 애써 고른 이유가 사라집니다. 굳이 곁들이신다면 간장이나 초장보다 아무것도 없는 쪽을 먼저 한 다리 드셔보시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찜 시간은 무게에 따라 다릅니다. 배가 위로 가도록 뒤집어 넣으시면 안쪽 내장이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이 자세 하나로 결과가 꽤 달라집니다. 물이 끓기 시작한 뒤에 시간을 재셔야 하고, 찜기 뚜껑은 중간에 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드리는 말씀은 매년 비슷합니다. 이 등급이 아니어도 5월 물건은 좋습니다. 굳이 가장 비싼 걸 고르지 않으셔도 이 시기 대게는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예산에 맞는 선에서 드시고, 남는 예산은 다음 시즌에 쓰시면 됩니다.
10월에 시즌이 다시 열리면 첫 물량 소식을 카톡으로 드립니다. 여름 동안은 조용합니다. 광고성 메시지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채널을 추가해두셔도 알림이 자주 울리지 않습니다. 필요한 소식만 갑니다.
넉 달을 쉬어야 하는 이유
시즌이 끝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넉 달을 쉬어야 다음 시즌이 있다는 걸 매년 다시 배웁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금어기가 답답했습니다. 넉 달을 쉬면 그만큼 손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다르게 봅니다. 쉬는 넉 달이 없으면 다음 시즌이 없습니다. 이건 규제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그래서 금어기를 어기고 잡은 물건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당장은 팔리겠지만 몇 년 뒤에 바다에 아무것도 안 남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손님께 하면 대부분 이해해 주십니다. 오히려 그래서 믿고 사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5월 마지막 주는 그런 의미에서 특별합니다.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드시는 것과 모르고 드시는 것이 다릅니다.
매년 이 시기에 오시는 단골분들이 계십니다. 시즌 마지막에 한 번 드시고 가을에 다시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값을 잘 안 물어보십니다. 이 시기에 좋다는 걸 아시니까 그냥 잡아달라고 하십니다.
마지막 주에 주문이 몰리면 물량 배분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 주간에는 한 분당 수량에 상한을 둡니다. 한 분이 많이 가져가시면 다른 분이 못 받습니다. 일 년에 한 번뿐인 구간이라 이 부분은 좀 엄하게 지킵니다.
미리 받아서 냉동해두시겠다는 분들이 이 시기에 가장 많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쪄서 식힌 다음 소분해서 얼리시면 됩니다. 산 채로 얼리시면 해동할 때 물이 빠지면서 맛이 같이 나갑니다. 이 순서만 지키시면 여름 내내 드실 수 있습니다.
다만 냉동은 어디까지나 차선입니다. 갓 쪄서 드시는 것과는 다릅니다. 다리살은 그럭저럭 견디는데 게장은 확실히 떨어집니다. 게장을 좋아하시면 마지막 주에 드시는 걸 그때 드시고, 냉동은 다리살 위주로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여름 넉 달 동안 뭘 하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수조 설비를 손보고 포장을 개선합니다. 시즌 중에는 수조를 비울 수가 없어서 이때가 유일한 정비 기간입니다. 쉬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는 시기입니다.
마지막 주에 오시는 분들의 표정이 다릅니다. 일 년에 한 번뿐이라는 걸 아시고 오시니 고르는 시간이 깁니다. 평소보다 오래 수조 앞에 서 계시고, 질문도 많으십니다. 저도 이 주간에는 설명을 더 길게 합니다.
가을에 다시 열릴 때 첫 물량을 미리 잡아달라는 요청이 이 시기에 들어옵니다. 날짜를 확정해드리지는 못합니다. 시즌이 열리는 날짜는 정해져 있어도 그날 바다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신 순서는 기록해둡니다.
마지막 주에는 값이 오릅니다. 다들 마지막이라는 걸 아시기 때문입니다. 상태는 좋은데 값은 최고인 구간이라, 값을 우선하신다면 5월 초가 낫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사시는 거라면 그 주가 맞습니다.
그해 마지막 물건을 받으신 분들이 사진을 보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 사진들을 모아둡니다. 넉 달 뒤에 다시 시작할 때 그걸 보고 준비합니다.
마지막 주가 지나면 수조가 눈에 띄게 조용해집니다. 그 며칠이 한 해에서 가장 허전한 시기입니다.
6월 첫날 아침에 새벽에 안 나가도 된다는 게 처음에는 어색합니다. 25년을 그렇게 살아서 몸이 그 시간에 깹니다. 며칠 지나야 다른 리듬으로 넘어갑니다.
정리하면 마지막 주는 마지막이라서 의미가 있고, 넉 달 쉬는 것도 그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가을에 다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