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철은 달력보다 탈피 주기가 정합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구간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잡는 시기와 맛있는 시기는 다릅니다. 탈피가 무엇을 바꾸는지, 비철에는 어떻게 하는지 파는 쪽에서 적었습니다.

대게철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구간입니다. 엄밀히는 허물 벗고 세월이 지나 껍질 굳고 알 찬 놈들이 많이 도는 때를 가리킵니다. 다만 잡히는 철과 맛있는 철이 딱 포개지는 건 아닙니다.
대게철이 언제냐고 물으시면 저는 되묻습니다. 잡히는 때를 물으시는 건지, 맛있는 때를 물으시는 건지요. 이 둘이 조금 다릅니다.
잡는 시기는 규제로 정해집니다. 자원을 지키려고 잡을 수 있는 기간이 있고 못 잡는 기간이 있습니다. 반면 맛있는 시기는 게의 몸 상태에서 나옵니다. 탈피 주기가 어디쯤인지에 달렸습니다.
25년 매일 새벽에 물건을 보면서 이 차이를 몸으로 알게 됐습니다. 달력에 적힌 것과 손에 들리는 것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적겠습니다.
차례
- 대게철이 언제인가
- 탈피가 정하는 것
- 시기별 상태 정리
- 금어기라는 규칙
- 수입 물량이 채우는 시기
- 가장 좋은 때를 고르려면
- 비철에 드실 때
- 달력보다 손이 정확합니다
- 날씨가 만드는 변수
- 언제 가실지 정하는 법
- 홍게는 주기가 다릅니다
- 일 년을 놓고 보면
- 제철에 사서 두고 드실 수 있나
- 대게철에 대한 오해
- 자주 묻는 질문

대게철이 언제인가
먼저 결론부터 적겠습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구간입니다.
이 시기에 시장에 도는 개체를 손으로 들어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같은 크기인데 묵직합니다. 껍질을 눌러도 단단하게 버팁니다.
왜 그런가. 게의 몸 주기와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탈피를 마치고 새 껍질이 여물 시간이 충분히 지난 상태입니다. 그 사이에 살도 함께 찹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같은 무게를 사셔도 실제로 드시는 양이 늘어납니다. 값이 같아도 받으시는 게 다릅니다.
반대로 이 구간을 벗어나면 편차가 커집니다. 좋은 개체와 아쉬운 개체가 섞여 들어옵니다. 그때는 고르는 눈이 더 필요합니다.

탈피가 정하는 것
대게철을 이해하시려면 탈피를 아셔야 합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게는 자라면서 껍질을 벗습니다. 껍질이 늘어나지 않으니 몸이 커지면 벗고 새로 만듭니다. 사람으로 치면 옷을 갈아입는 셈입니다.
벗은 직후에는 새 껍질이 얇고 물렁합니다. 그리고 그 안이 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몸을 부풀려서 새 껍질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이때가 속이 가장 빈 상태입니다.
날이 가면서 껍질이 단단해지고 그 속으로 살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몇 달을 두고 서서히 이뤄지는 일이라, 이 과정을 온전히 거친 놈이 흔히 말하는 좋은 물건입니다.
그러니 대게철이라는 건 결국 탈피 후 시간이 충분히 지난 개체가 많이 도는 시기를 말합니다. 달력의 문제가 아니라 게의 몸 주기 문제입니다.
시기별 상태 정리
일 년을 놓고 어떻게 달라지는지 묶었습니다.
| 시기 | 개체 상태 | 고를 폭 | 참고 |
|---|---|---|---|
| 겨울에서 봄 | 껍질 여물고 속이 참 | 넓음 | 가장 좋은 구간 |
| 봄에서 여름 | 편차가 커짐 | 줄어듦 | 연안 금어기 시작 |
| 여름 | 수입 물량 중심 | 구성이 달라짐 | 그날 물어보는 게 낫습니다 |
| 가을 | 물량이 늘기 시작 | 편차가 큼 | 고르는 눈이 필요 |
표를 보시면 겨울에서 봄이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일정을 조절하실 수 있으면 이때를 노리십시오.
금어기라는 규칙
잡는 시기 이야기입니다. 이건 규제로 정해집니다.
자원을 지키려고 잡을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합니다. 그 기간에는 연안에서 잡은 물건이 시장에 못 나옵니다. 이건 지켜야 하는 규칙이고 지키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알을 밴 암게는 보호합니다. 이것도 자원을 유지하려는 조치입니다. 이런 규칙이 있어야 다음 해에도 게가 있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이 시기에 국내산을 찾으셔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때는 다른 해역에서 온 물건이 시장을 채웁니다.
가끔 이 시기에 국내산이라고 파는 곳이 있으면 한 번 더 생각해 보십시오. 규칙이 있는 시기입니다.

수입 물량이 채우는 시기
국내 금어기에 시장이 비지는 않습니다. 다른 데서 옵니다.
대게라는 종 자체가 북태평양 찬 바다에 널리 퍼져 삽니다. 러시아 해역 물량이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데, 그쪽 물건은 우리 금어기와 상관없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여름에도 대게를 드실 수 있습니다. 다만 구성이 달라집니다. 산지와 크기 분포가 평소와 다르게 도는 시기입니다.
이 무렵엔 정해 온 답을 고집하기보다 그날 뭐가 나은지 물어서 정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날마다 물건을 고르는 사람 머릿속에 그날 사정이 다 들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시기에는 홍게 쪽으로 눈을 돌리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주기가 달라서 사정이 다릅니다.
가장 좋은 때를 고르려면
대게철 안에서도 더 좋은 때가 있습니다. 몇 가지 기준을 적겠습니다.
먼저 날씨가 안정된 주간을 고르십시오. 바다가 사나우면 배가 못 나가고 물량이 줄어듭니다. 물량이 줄면 고를 폭이 좁아집니다.
다음으로 명절이나 연말 직전은 피하십시오.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자리 잡기도 어렵고 좋은 물건이 빨리 나갑니다.
그리고 하루 안에서는 낮을 고르십시오. 새벽 물건이 수조에 자리를 잡은 뒤이고 아직 많이 안 나간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화 한 통 하십시오. 그날 물건이 어떤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아쉬운 날이라고 하면 날짜를 옮기시면 그만입니다.

비철에 드실 때
일정이 안 맞아서 다른 시기에 오셔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의 요령입니다.
먼저 고르는 데 더 신경 쓰십시오. 편차가 큰 시기라 좋은 개체와 아쉬운 개체가 섞여 있습니다. 손으로 들어보시는 게 특히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무게를 조금 넉넉히 잡으십시오. 속이 덜 찬 개체가 섞이면 실제 드시는 양이 줄어듭니다. 다만 처음 가시는 집이면 적게 잡고 추가하시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다른 품목을 함께 보십시오. 그날 대게가 아쉬우면 다른 게 좋을 수 있습니다. 물어보시면 됩니다.
마무리 식사 쪽 비중을 키우는 것도 요령입니다. 게딱지 볶음밥이며 라면이며 된장찌개는 철을 덜 타는 메뉴들입니다.
달력보다 손이 정확합니다
대게철이라는 건 평균입니다. 개별 개체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제철에도 탈피 직후 개체가 섞여 들어옵니다. 반대로 비철에도 잘 찬 놈이 있습니다. 달력만 보고 판단하시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그래서 손으로 확인하시는 게 낫습니다. 같은 크기인데 유난히 묵직한 놈, 다리 밑동을 눌렀을 때 단단한 놈, 배 쪽에 누런 기가 도는 놈. 이 셋이 겹치면 시기와 무관하게 좋은 개체입니다.
제철이라는 정보는 확률을 알려줄 뿐입니다. 확률이 높은 시기에 가시되, 그 안에서 고르는 건 손으로 하시면 됩니다.
이건 배워 두시면 어디서든 쓰십니다. 저희 집이든 다른 집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날씨가 만드는 변수
제철이어도 그 주에 날씨가 사나우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바람이 세면 배가 못 나갑니다. 그러면 시장에 도는 양이 줄어듭니다. 며칠 이어지면 고를 폭이 확 좁아집니다.
반대로 날씨가 좋으면 물건이 몰립니다. 이때는 같은 값에 훨씬 좋은 걸 고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손님이 날짜를 물으시면 그 주 날씨를 함께 봅니다. 조절이 가능하시면 안정된 주간으로 옮기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이건 미리 알기 어려우니 전화로 물어보시는 게 가장 빠릅니다. 그날 상황을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언제 가실지 정하는 법
지금까지 적은 것을 실행 가능한 순서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가능하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구간을 잡으십시오. 이게 가장 큰 요인입니다.
둘째, 그 안에서 명절과 연말 전후를 피하십시오. 수요가 몰리는 시기입니다.
셋째, 날씨가 안정된 주간을 고르십시오. 배가 나가야 물건이 있습니다.
넷째, 하루 중에는 낮을 고르십시오. 고를 폭이 가장 넓습니다.
다섯째, 가시기 전에 전화 한 통 하십시오. 그날 사정을 아는 게 앞의 넷을 합친 것만큼 큽니다.

대게철에 대한 오해
반복해서 나오는 것들을 짚겠습니다.
첫째, 제철이면 값이 싸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수요도 함께 몰립니다. 값보다는 같은 값에 받으시는 게 달라진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둘째, 여름에는 대게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있습니다. 다만 구성이 달라집니다. 국내산이 아닐 뿐입니다.
셋째, 제철이면 아무 데서나 사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제철에도 탈피 직후 개체는 섞여 있습니다. 고르는 건 여전히 필요합니다.
넷째, 덩치 큰 놈이 곧 제철 물건이라는 오해입니다. 몸집과 속이 찬 정도는 별개 문제라, 커다란데 속은 빈 놈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철과 무관한 저희 기준
철 얘기 끝에 저희 방식을 붙입니다.
새벽 장에 직접 나가 그날 상태를 눈으로 보고 고르는 건 철이 언제든 똑같습니다. 실한 놈이 없는 날엔 들여오는 양을 줄입니다.
손님이 날짜를 물으시면 그 주 사정을 말씀드립니다. 아쉬운 시기면 그렇게 말합니다. 억지로 오시라고 하지 않습니다.
취급하는 건 대게와 킹크랩과 홍게입니다. 대게가 아쉬운 시기에는 다른 쪽을 권하기도 합니다. 값은 싯가입니다.

홍게는 주기가 다릅니다
대게철 얘기가 나온 김에 홍게도 한 줄 얹습니다. 이쪽은 사정이 또 다르기 때문입니다.
홍게는 대게보다 한층 깊은 물에서 삽니다. 사는 수심이 다르니 환경과 주기도 따로 돌아서, 대게가 시들한 시기에 홍게가 실한 경우가 생깁니다.
맛의 결도 갈립니다. 대게보다 살이 가늘고 간간한 맛이 도는 대신 단맛의 농도가 진해서 국물을 뽑으면 진가가 나옵니다. 저희 라면 국물에 홍게가 들어가는 까닭입니다.
크기도 대게보다 작습니다. 그래서 발라 먹는 손이 더 갑니다. 다만 값이 다르니 양으로 보면 셈이 달라집니다.
대게철이 아닌 시기에 오시면 이쪽을 함께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날 무엇이 나은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일 년을 놓고 보면
일 년을 통틀어 어떻게 계획하시면 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겨울에서 봄은 대게를 노리십시오. 이 시기가 가장 확실합니다. 중요한 자리를 잡으실 수 있으면 여기로 맞추시는 게 낫습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 편차가 커집니다. 이때는 고르는 데 더 신경 쓰시거나 다른 품목을 함께 보십시오.
여름에는 구성이 달라집니다. 무엇을 고집하시기보다 그날 사정을 물어보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가을은 물량이 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상태 편차가 크니 손으로 확인하시는 게 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 좋은 구간이 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게가 맛있는 때는 언제인가요?
겨울 끝물부터 봄 들머리까지입니다. 허물 벗고 오래돼 껍질 여물고 속 들어찬 놈들이 많이 도는 때입니다.
왜 그 시기가 좋은가요?
게의 허물 주기와 맞물린 결과입니다. 껍질을 갓 벗은 놈은 속이 물로 차 있다가 몇 달을 지나며 껍질이 굳고 살이 들어섭니다. 그 여정을 마친 놈들이 이 무렵 많이 돕니다.
잡는 시기와 맛있는 시기가 같나요?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잡는 시기는 자원을 지키려는 규제로 정해지고, 맛있는 시기는 게의 몸 상태에서 나옵니다.
여름에는 대게가 없나요?
있습니다. 국내 연안에 금어기가 걸릴 뿐이고, 다른 해역에서 온 물건이 시장을 채웁니다. 다만 산지와 크기 분포가 평소와 다르게 돕니다.
제철이면 값이 싼가요?
수요도 함께 몰립니다. 값보다는 같은 값에 받으시는 게 달라진다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실제로 드시는 살의 양이 늘어납니다.
제철에는 아무 데서나 사도 되나요?
제철에도 탈피 직후 개체는 섞여 있습니다. 고르는 건 여전히 필요합니다. 손으로 들어보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물렁게가 무엇인가요?
허물 벗은 지 오래 안 된 놈을 말합니다. 껍질이 얇고 속은 물이 많아, 같은 값을 치러도 먹는 살이 적습니다. 다리 뿌리를 누르면 무르게 들어가는 게 표식입니다.
날씨가 영향을 주나요?
큽니다. 바람이 세면 배가 못 나가 물량이 줄고 고를 폭이 좁아집니다. 제철이어도 그 주 사정에 따라 다르니 전화로 물어보시는 게 빠릅니다.
비철에 가야 하면 어떻게 하나요?
고르는 데 더 신경 쓰시고, 그날 무엇이 좋은지 물어보시고, 마무리 요리 비중을 늘리시면 됩니다. 대게가 아쉬운 날에는 다른 품목이 좋을 수 있습니다.
알 밴 암게는 파나요?
알을 밴 암게는 보호 대상입니다. 자원을 유지하려는 조치이고 지켜야 하는 규칙입니다.
하루 중 언제가 좋나요?
낮입니다. 새벽 물건이 수조에 자리를 잡은 뒤이고 아직 많이 안 나간 시간이라 고를 폭이 가장 넓습니다.
대게철이 아니면 무엇을 먹나요?
홍게로 눈을 돌려 보십시오. 깊은 물에 살아 주기가 어긋나 있어 대게 빈자리를 메워 줍니다. 살은 가늘어도 단맛이 짙어 국물용으론 오히려 윗길입니다. 그날 어느 쪽이 나은지는 물어보면 됩니다.
명절에 가도 되나요?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 자리 잡기도 어렵고 좋은 물건이 빨리 나갑니다. 조절하실 수 있으면 그 전후를 피하시는 게 낫습니다.
제철에 사서 두고 드실 수 있나
제철에 넉넉히 사서 두고 드시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답을 드리겠습니다.
익힌 게는 두고 드시기에 맞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살이 마르고 결이 뻣뻣해지고 단맛이 빠집니다. 상하기 전에 맛이 먼저 갑니다.
얼리시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녹으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철 개체를 사서 얼리면 제철의 이점이 사라집니다.
그러니 제철의 이점은 그날 드실 때만 나옵니다. 두고 드시려고 많이 사시는 것보다, 제철에 한 번 제대로 드시는 쪽이 낫습니다.
다만 껍질은 얼려 두셔도 됩니다. 국물용이라 상관없습니다. 라면이나 찌개에 쓰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대게철이 겨울과 봄 사이라는 건 확률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 확률 안에서 진짜 고르기는 손이 합니다. 그리고 출발 전 전화 한 통이 달력 열두 장보다 정확합니다.
기장시장 안에서 기장 청해왕대게라는 간판을 걸고 있습니다. 주소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읍내로 104번길 12이고, 전화는 0507-1490-5702, 영업시간은 매일 아침 아홉 시부터 밤 아홉 시입니다.
고르는 법은 수조부터 보는 판별법에, 산지 이야기는 러시아 대게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정영진
기장 청해왕대게 대표 · 25년차 활어상 · 매일 새벽 기장 어시장